메리와 마녀의 꽃 - 일본 애니
메리와 마녀의 꽃 - 일본 애니
일본 영화의 특징이 있다. 일본 애니의 특징도 있다. 똑같이 한국 영화의 특징도 있다. 쓰고 보니 이게 왠 동어반복적인 말장난이지. 일본 영화는 소소하고 담백하며 일상적인 이야기 위주다. 일본 애니는 어쩔 수 없이 마야자키 하야오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 많다. 한국 영화는 이미지가 강하고 박력이 넘친다. 이런 건 좀 신기하다. 일본을 생각하면 야쿠자나 닌자가 생각나고 할복같은 강한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막상 영화는 다르다.
예전에 개그맨이자 영화감독인 기타노 다케시까지는 그래도 힘있는 영화도 제법 만들었는데 지금은 그런 영화를 찾아보기 힘들다. 이 부분은 한국에 수입되는 일본 영화만 기준으로 할 수밖에 없는 한계는 있다. 최근에 <너의 이름은>과 같은 조금 다른 느낌의 애니도 많이 나왔지만 결국에는 미야자키 하야오 사단이라고 할 수 있는 쪽의 분위기가 나는 애니가 많다. 이 영화인 <메리와 마녀의 꽃>도 내가 볼 때는 그런 느낌이 물씬난다. 심지어 <마녀 배달부 키키>가 저절로 떠올리기도 한다. 일단 마녀라는 단어마저 똑같고 빨간색도 나온다. 그런 걸 보면 원작이 따로 있지만 <빨간머리 앤>도 떠오른다. 내 착각인지 몰라도 그런 느낌이 들지 않으면 아마도 영화를 많이 안 봤거나 미아자키 히야오 작품을 모르거나다. 몰랐는데 영화 끝나고 전단지를 보니 '지브리'의 정신을 이어갈 스튜디오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. 이건 명백히 우리가 후계자라는 걸 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. 보다보면 '이상한 나라의 엘리스'도 떠오르고 다양한 영화나 작품도 생각난다. 그렇다고 영화가 많은 작품에서 모티브를 따 왔다고 자신있게 이야기는 못한다. 확실한 것은 아무리 들여다봐도 캐릭터의 모양새나 성격 등은 부정하려해도 부정할 수 없는 지브리 세계관을 완전히 빼다 박았다. 그만큼 영화 내용은 일본에서는 잘 모르겠는데 내가 볼 때는 살짝 감각이 뒤쳐진다. 디즈니 만화 등을 볼 때 그들이 얼마나 현재 감각에 잘 맞춰 만드는지 알 수 있다.
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불타는 성에서 마녀가 어떤 걸 갖고 도망간다. 그 후 알 수 없는 시간이 흐른 후 메리가 나온다. 시골에서 심심해 한다. 친구도 현재 없고 할 일도 없고 시간만 죽여야 하는 상황이다. 동네 피터가 키우는 고양이를 우연히 발견하고 뒤를 쫓아 숲 속으로 들어간다. 숲은 안개가 끼는 날에는 위험해 들어가면 안 된다. 고양이 한 마리가 보이지 않아 메리는 숲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야간비행이라는 꽃을 발견한다.
이 꽃은 마법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. 바로 영화 초반에 훔쳐가지고 나온 그 꽃이다. 자연스럽게 마법 빗자루도 함께 반응하며 마법의 성(??)으로 인도한다. 그곳이 바로 과거에 꽃을 잃어버린 바로 그 장소다. 그 후 내용은 뭐 각자 영화를 직접 보는 걸로 확인하면 될 듯하다. 영화는 특이하게도 분명히 일본에서 만들었지만 이름은 영어다. 그건 아마도 원작이 있는 작품이고 일본이 아닌 영국 소설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. 무엇인가 살짝 아쉽게 좀 밋밋하다. 내용 자체가 좀 뻔하게 전개되고 너무 전형적인 캐릭터로만 구성되어 있어 새롭다고 느낄 부분이 없었다. 영화 자체를 막내가 본다고 하여 함께 본 것이라 그 점은 감안해도 더빙도 아닌 자막으로 봤고 저녁 시간에 보는 사람은 전부 어른이었다. 영화 자체가 어린이가 아닌 성인을 대상으로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. 그런 만큼 좀 더 참신한 내용으로 관객에게 찾아왔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나하는 마음이 든다. 영화를 보는 내내 무엇인가 빠져드는 느낌이 없었다. <너의 목소리>같은 경우는 집중하는 맛이 있고 내용 전개에 따른 재미가 있는데 그런 부분이 아예 없다. 어린이 용 영화였다면 그래도 상관없었고 별 문제가 안 된다. 그 부분은 내가 정확히 알지 못해 무엇이라 강하게는 이야기 못하겠다. 다만 옆에 있는 막내는 재미있다고 더빙으로 또 보겠다고 한다. 결론은 어른 영화가 아니었다고 해야겠다. 이걸 갖고 내가 심각하게 리뷰쓰면 욕 먹을 일이다. 기본적으로 마법이 나오면 모든 걸 내려놓고 봐야한다. 마블 영화도 그런 면에서 유치하다. 그럼에도 재미있게 본다. 그러니 <메리와 마녀의 꽃>도 같은 관점에서 보면 재미있다. 난 다소 기대에 못 미쳐 그렇지만. 너무 아이들 영화를 보기 힘들어 하는 부모라면 최소한 이 영화는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게 볼 수 있다. 솔직히 그것도 나름 고역이다. 그럴 필요가 없는 애니메이션이다. 핑크팬더의 결정적 한 장면 : 야간비행이 몸에 닿는.. |